[11-06-09]루디아회 선교지(완도 궁항리교회)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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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항리교회 방문일지* 2011. 6.9-10

글쓴이/ 임교신 목사(리브가회 담당교역자)

목요일 아침, 분주한 마음으로 권사님들 속속 도착하여 준비물 점검을 하고, 차에 싣는다. 선교지에 가지고 갈 이불이며 옷가지가 박스에 담겨져 있고, 가는 날 세끼를 모두 자체 해결하기 위해 준비한 음식들로 인해 짐이 많았다. 24인승 차에 19명이 탑승했는데, 짐이 많은 관계로 쪽의자에 앉는 불편함이 있었다.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이인향 권사님이 개인사정으로 출발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올림픽도로에서 막혀 반포쯤 갔을 때, 박광자 권사님이 구토증세를 보여 다시 돌아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회복되어 19명 전원 출발! 불편한 좌석과 남도 먼거리를 가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루디아 회원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감사함이 넘쳤다.

백양사 휴게소에 들러 분수 옆 나무 벤치에 자리를 잡아 준비한 찰밥과 김과 김치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겉절이와 김, 찰밥의 완벽한 조화. 그 조화로움 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과 감사함이 있었고, 이내 우리 모두 든든해졌다. 사먹으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수고하여 돈을 아껴 선교비에 보태려는 그 마음이 우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고, 더 귀한 음식이 되게 했다.

당목항가는 길. 일정이 멀지만 막차 시간이 7시 20분이기에, 중간에 담양 죽녹원에 들렀다. 대나무숲에 들어가 진한 향기와 올곧게 하늘로 솟은 대나무를 보면서 자연의 이치와 하나님의 섭리, 솜씨에 감탄하여, 연신 카메라에 사진을 담아내었다. 비가 중간 중간 오기는 했지만, 비가 와서 대나무숲은 더욱 그림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미항이라 불리우는 마량항에 도착하였다. 원로목사님께서 이곳이 제주도에서 말을 키워 보냈던 곳이라는 부연설명을 해 주셨다. 작지만 아름다운 미항. 담임목사님이 구도를 잘 잡아 단체사진과 개인 사진을 찍어주셔서 더욱 기념이 되었던 곳이다.

마지막 배가 6시 40분에 뜬다는 오진영목사님의 전화를 받고, 부지런히 달려 드디어 당목항에 도착하였다. 표를 구입하여 승선했는데, 오랜만에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회원 모두를 시원케 하고 드디어 금일도에 도착했는데 저 멀리 오진영목사님과 사모님 손 흔드는 것이 보인다.

얼마나 기다렸던 만남이었던가? 함께 신앙생활하다 부르심이 있어 이 멀고 먼 오지에 와서 목회하시는 두 분을 간절히 보고 싶었고, 또한 두 분 역시 원로목사님과 사모님, 담임목사님과 모든 회원들을 보고 싶었으리라. 성도의 진한 사랑과 교제는 그렇게 늘 그리운가 보다. 오랜만의 만남으로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이 반갑고 감사하다.

궁항리교회로 들어가 도착예배부터 드렸다. 오진영목사님과 사모님의 멋진 화음이 균형잡힌 ‘에바다’를 들었다. 가사처럼 하늘이 열리고, 기적이 열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열려, 눈을 떠 하나님을 보게되는 역사가 일어나게 해 달라고 함께 간절히 기도하는 귀하고 멋진 시간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마루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가 준비한 찰밥과 겉절이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문어가 올라왔다. 기름과 소금의 간이 적절히 베인 초장과 함께 우리는 너무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리움과 사랑이 넘쳐 더욱 맛있고 귀한 시간이었으리라.

내일, 새벽엔 6시 기상이다. 정신없이 잠이 들어 다시 맞은 아침. 짙은 안개가 끼어 있어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섬은 섬이다. 섬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동네마다 교회가 들어있는 섬. 분명 하나님이 축복하신 곳일 것이다.

담임목사님의 인도하에 새벽예배를 드리고, 해당화공원에 들러 산책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전복죽으로 아침을 먹었다. 사모님의 정상과 사랑이 고이 들어간 전복죽. 그 외에 귀한 반찬을 대접해 주셔서 귀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안개가 많이 끼고 비가 많이 와서 출항할까 걱정했는데, 금새 비는 그치고, 안개가 걷혔다. 조약돌 바다를 잠깐 산책하고, 우리는 다시 배에 올랐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언제 또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그만큼 먼 곳에 떨어져 있어 더욱 애절한 관계. 사랑. 몇 번이고 다시 인사를 하고, 승선.

강진으로 가서 청자 박물관에 들러 우리 선조가 남긴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의 한 단면을 보았다. 어찌 그리 빛깔이 아름다운지, 얼마나 섬세한 손길로 빚었는지.. 하나님은 우리 루디아 회원들을 어떻게 빚어가실지..

보성에서는 녹차밭에 들렀다. 산비탈에 심어놓은 대규모 녹차밭의 절경, 녹색의 짙은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 바퀴 돌면서 소중한 추억을 묻어놓고 왔다. 메타쉐콰이어 나무 앞에서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고,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또 내려오는 길에 회장님이 사주시는 맛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내려왔다.

이제 다시 서울로 가는 길. 중간에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이제 향산교회로 향했다. 짙은 어두움이 몰려왔지만, 중간에 피곤하여 고개를 떨구었지만, 수많은 노래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했던 시간들. 멋진 1박2일 선교방문여정이었다. 회장님의 세심한 배려로 다들 완도 김 하나씩 들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길. 피곤하지만 아름답다.

회장님의 철저한 준비와 루디아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멋지고 풍성한 시간이 되었다. 곳곳에 추억을 심어놓고, 하나님의 사랑을 심어놓고, 이제 올라왔다. 하나님이 어떻게 결실해가실지.. 하나님이 어떻게 열매를 만들어 가실지.. 우리 인생의 열매는 어떻게 영글어 가고 있는지..

모두에게 놀랍고 복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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